<한·베트남 수교 20년> ①`사돈의 나라' 베트남
201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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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국서 우방, 한 가족으로 발전"..제2의 도약기 `시동'
< ※편집자 주 = 한국과 베트남이 오는 22일로 수교 20주년을 맞는다. 베트남 전쟁 당시 서로 총부리를 겨누기도 했던 양국은 지난 1992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래 경제, 문화, 사회 등 모든 부문에서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특히 베트남 신부들 과 결혼하는 한국인들이 늘어나고 전방위 협력이 강화되며 이른바 `사돈의 나라'라는 각별한 관계가 형성됐다. 양국은 이제 그간 쌓아온 우호협력를 발판으로 새로운 도약기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그간의 한국과 베트남 관계 발전상과 향후 전망을 3회로 나눠 짚어본다. >
한 국과 베트남은 1992년 12월22일 서로 피흘리던 안까운 과거사를 뒤로 하고 역사적인 수교성명에 서명했다. `도이모이 정책(Doi moi.쇄신)'을 앞세워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던 베트남 지도부와 당시 북방외교에 박차를 가하던 한국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물이었다.
양국은 이후 역사적, 문화적, 정서적 동질성을 바탕으로 모든 부문에 걸쳐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특히 한국인과 결혼한 베트남 신부가 무려 4만6천여명에 달하고 경제,문화 등 각 분야의 협력이 급속 확대되는 이른바 `사돈의 나라'로 발전했다.
한 국과의 수교를 주도한 부콴(Vu Quan) 전 베트남 부총리 자신도 "한국과 베트남이 적으로 만나 친구가 됐고 이후 사돈, 한 가족이 됐다"며 "수교 당시 양국관계가 오늘날처럼 발전하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감회를 피력할 정도다.
◇`한류'가 넘쳐나는 베트남..우호관계는'숙명'= 국민정서가 한국과 매우 유사한 베트남은 아시아 지역에서도 `한류'를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한 나라로 꼽힌다.
K팝외에 음식, 패션, 문학, 전통놀이, 한국어 등 전방위로 급속 확산되고 있고 열기도 뜨겁다.
베 트남 국영방송 VTV와 민영방송 VTC 등의 채널 대부분에서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방영한다. 한국의 유명 연예인들이 베트남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이유다. 일부 젊은 층은 한류에 갈급한 나머지 인터넷으로 한국 방송을 직접 시청하기도 한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시아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도 손쉽게 이해할 만큼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특히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거세게 불고 있는 K팝 열기는 이를 지켜보는 한국인들마저 충격에 빠질 만큼 강력하다.
실제 지난달말 하노이 시내 경기장에서 열린 K팝 공연에는 사상 유례가 없는 4만∼5만명의 인파가 모여들어 주최 측과 한국 교민들마저 놀라게 했다.
한국문화원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이 매년 베트남에서 개최하는 한국문화축제에는 해마다 많은 대학생들이 참가, 한국 청소년 못지않은 기량을 과시한다.
베트남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외국문화는 한국문화라는 설문조사 결과도 이런 현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남부의 `경제수도' 호찌민 지역 20∼30대 청년층을 상대로 실시된 한 여론 조사 결과 응답자의 64%가 한국문화를 가장 선호한다고 답했다.
산업인력공단이 현지에서 최소 1차례 이상 실시하는 한국어능력시험에는 수만명씩 몰린다. 지난해 12월 실시된 한국어능력시험에는 6만2천800여명이 응시했다. 베트남 인력송출기관인 노동청 지역사무소가 한국어 무료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넘치는 수요에 한국어 사설학원마저 생겨날 정도다.
굳이 한국에 진출하지 않더라도 한국어가 가능한 인력은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구 직난 속에서도 100% 취업이 보장되고 급여도 일반업체들의 2∼5배에 이를 만큼 높다. 한국어 수요가 늘어나면서 한국어과가 설치된 대학도 크게 증가했다. 현재 한국어과 설치대학은 하노이와 호찌민, 달랏 등 전국 13개 대학으로 재학생 수만 2천500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한국기업체들의 진출이 날로 늘어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KOICA 등 일부 기관은 교육봉사단을 파견, 원어민 강의를 실시하기도 한다.
◇`특수관계' 양국 교류도 급속 확산 = 한국과 베트남에는 각기 상대국 국민 이 10만명 넘게 체류하고 있다. 베트남에 살고 있는 한국인 수는 약 13만5천명,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인은 12만명 가량으로 각각 추정된다.
한국인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만도 약 4만6천명에 달하고 한국에 유학한 베트남 학생들도 7천명에 이를 만큼 교류가 활발하다.
특히 결혼 이주여성의 경우 지난해 처음으로 중국을 추월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한국에 시집을 온 베트남 여성은 7천636명으로 전체 결혼이주여성의 34.3%를 차지했다. 1위를 고수하던 중국 출신의 결혼이주 여성은 7천549명이었다.
지난해 한국에서 출생한 다문화 자녀 2만2천여명 중 7천880명이 베트남 출신 여성을 어머니로 두고 있다. 양국관계가 향후에도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제 양국이 단순한 선린관계를 넘어 `특수관계'로 발전했다는게 전문가들과 교민사회의 대체적인 평가다.
베트남을 방문하는 한국인들도 큰 폭으로 늘어나 매달 증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베트남 관광청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베트남을 찾은 한국인은 모두 52만6천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무려 38.2%의 놀라운 증가율을 기록했다.
최근의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 한해 70만명이 베트남을 찾을 것이라는게 한국관광공사 베트남 지사의 분석이다.
반대로 올해 한국을 찾는 베트남 방문객 수는 작년 대비 1% 가량 늘어난 10만6천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베트남 국내경기가 급속히 얼어붙은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특히' 한류 열풍'속에 베트남인들의 한국 관광 수요가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양국민의 교류 범위도 경제, 행정, 의료, 과학, 문화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 정부·민간 지원'봇물' = 한국 민관의 다각적인 지원 역시'한류 열풍'과 맞물려 상승효과를 내고 있다. 최근 수년 사이 정부와 민간부문의 지원이 급증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국 정부는 최근 수년간 2억∼3억 달러를 베트남에 지원하고 있다. 약 40개국에 달하는 베트남 원조국 가운데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원대상도 교통과 통신 등 인프라와 인력 양성, 환경 등 전 부문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정부 무상원조기관인 KOICA의 협력대상 26개국 가운데 가장 많은 예산이 베트남에 투입됐다.
한국업체들 역시 베트남 지역사회 지원 활동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불우한 환경의 학생들을 돕는 장학금 지급에서부터 병원, 학교 설립 등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실제 베트남에 이미 들어섰거나 신축 중인 외국계 병원과 학교 등 공공시설 가운데 상당수가 한국업체들과 기관들이 지원한 시설이다.
한류 열풍 속에 민관이 가꾼 한국의 이미지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효과를 안겨줬다.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는 한국기업들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다. 일부 외국기업들이 문을 닫고 철수하는 상황에서 한국업체들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는 이유다.
한국 토종의 산업발전 시스템 역시 베트남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다.
산업인력공단은 `한국 근대화의 역군' 기술인력을 길러낸 국가기술자격검정제도를 베트남에 전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한국이 걸어온 산업화 과정을 벤치마킹하는 작업에 나서기로 하고 국가기술자격 검정제도 구축작업에 공단의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 ※편집자 주 = 한국과 베트남이 오는 22일로 수교 20주년을 맞는다. 베트남 전쟁 당시 서로 총부리를 겨누기도 했던 양국은 지난 1992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래 경제, 문화, 사회 등 모든 부문에서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특히 베트남 신부들 과 결혼하는 한국인들이 늘어나고 전방위 협력이 강화되며 이른바 `사돈의 나라'라는 각별한 관계가 형성됐다. 양국은 이제 그간 쌓아온 우호협력를 발판으로 새로운 도약기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그간의 한국과 베트남 관계 발전상과 향후 전망을 3회로 나눠 짚어본다. >
한 국과 베트남은 1992년 12월22일 서로 피흘리던 안까운 과거사를 뒤로 하고 역사적인 수교성명에 서명했다. `도이모이 정책(Doi moi.쇄신)'을 앞세워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던 베트남 지도부와 당시 북방외교에 박차를 가하던 한국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물이었다.
양국은 이후 역사적, 문화적, 정서적 동질성을 바탕으로 모든 부문에 걸쳐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특히 한국인과 결혼한 베트남 신부가 무려 4만6천여명에 달하고 경제,문화 등 각 분야의 협력이 급속 확대되는 이른바 `사돈의 나라'로 발전했다.
한 국과의 수교를 주도한 부콴(Vu Quan) 전 베트남 부총리 자신도 "한국과 베트남이 적으로 만나 친구가 됐고 이후 사돈, 한 가족이 됐다"며 "수교 당시 양국관계가 오늘날처럼 발전하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감회를 피력할 정도다.
◇`한류'가 넘쳐나는 베트남..우호관계는'숙명'= 국민정서가 한국과 매우 유사한 베트남은 아시아 지역에서도 `한류'를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한 나라로 꼽힌다.
K팝외에 음식, 패션, 문학, 전통놀이, 한국어 등 전방위로 급속 확산되고 있고 열기도 뜨겁다.
베 트남 국영방송 VTV와 민영방송 VTC 등의 채널 대부분에서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방영한다. 한국의 유명 연예인들이 베트남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이유다. 일부 젊은 층은 한류에 갈급한 나머지 인터넷으로 한국 방송을 직접 시청하기도 한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시아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도 손쉽게 이해할 만큼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특히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거세게 불고 있는 K팝 열기는 이를 지켜보는 한국인들마저 충격에 빠질 만큼 강력하다.
실제 지난달말 하노이 시내 경기장에서 열린 K팝 공연에는 사상 유례가 없는 4만∼5만명의 인파가 모여들어 주최 측과 한국 교민들마저 놀라게 했다.
한국문화원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이 매년 베트남에서 개최하는 한국문화축제에는 해마다 많은 대학생들이 참가, 한국 청소년 못지않은 기량을 과시한다.
베트남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외국문화는 한국문화라는 설문조사 결과도 이런 현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남부의 `경제수도' 호찌민 지역 20∼30대 청년층을 상대로 실시된 한 여론 조사 결과 응답자의 64%가 한국문화를 가장 선호한다고 답했다.
산업인력공단이 현지에서 최소 1차례 이상 실시하는 한국어능력시험에는 수만명씩 몰린다. 지난해 12월 실시된 한국어능력시험에는 6만2천800여명이 응시했다. 베트남 인력송출기관인 노동청 지역사무소가 한국어 무료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넘치는 수요에 한국어 사설학원마저 생겨날 정도다.
굳이 한국에 진출하지 않더라도 한국어가 가능한 인력은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구 직난 속에서도 100% 취업이 보장되고 급여도 일반업체들의 2∼5배에 이를 만큼 높다. 한국어 수요가 늘어나면서 한국어과가 설치된 대학도 크게 증가했다. 현재 한국어과 설치대학은 하노이와 호찌민, 달랏 등 전국 13개 대학으로 재학생 수만 2천500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한국기업체들의 진출이 날로 늘어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KOICA 등 일부 기관은 교육봉사단을 파견, 원어민 강의를 실시하기도 한다.
◇`특수관계' 양국 교류도 급속 확산 = 한국과 베트남에는 각기 상대국 국민 이 10만명 넘게 체류하고 있다. 베트남에 살고 있는 한국인 수는 약 13만5천명,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인은 12만명 가량으로 각각 추정된다.
한국인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만도 약 4만6천명에 달하고 한국에 유학한 베트남 학생들도 7천명에 이를 만큼 교류가 활발하다.
특히 결혼 이주여성의 경우 지난해 처음으로 중국을 추월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한국에 시집을 온 베트남 여성은 7천636명으로 전체 결혼이주여성의 34.3%를 차지했다. 1위를 고수하던 중국 출신의 결혼이주 여성은 7천549명이었다.
지난해 한국에서 출생한 다문화 자녀 2만2천여명 중 7천880명이 베트남 출신 여성을 어머니로 두고 있다. 양국관계가 향후에도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제 양국이 단순한 선린관계를 넘어 `특수관계'로 발전했다는게 전문가들과 교민사회의 대체적인 평가다.
베트남을 방문하는 한국인들도 큰 폭으로 늘어나 매달 증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베트남 관광청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베트남을 찾은 한국인은 모두 52만6천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무려 38.2%의 놀라운 증가율을 기록했다.
최근의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 한해 70만명이 베트남을 찾을 것이라는게 한국관광공사 베트남 지사의 분석이다.
반대로 올해 한국을 찾는 베트남 방문객 수는 작년 대비 1% 가량 늘어난 10만6천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베트남 국내경기가 급속히 얼어붙은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특히' 한류 열풍'속에 베트남인들의 한국 관광 수요가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양국민의 교류 범위도 경제, 행정, 의료, 과학, 문화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 정부·민간 지원'봇물' = 한국 민관의 다각적인 지원 역시'한류 열풍'과 맞물려 상승효과를 내고 있다. 최근 수년 사이 정부와 민간부문의 지원이 급증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국 정부는 최근 수년간 2억∼3억 달러를 베트남에 지원하고 있다. 약 40개국에 달하는 베트남 원조국 가운데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원대상도 교통과 통신 등 인프라와 인력 양성, 환경 등 전 부문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정부 무상원조기관인 KOICA의 협력대상 26개국 가운데 가장 많은 예산이 베트남에 투입됐다.
한국업체들 역시 베트남 지역사회 지원 활동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불우한 환경의 학생들을 돕는 장학금 지급에서부터 병원, 학교 설립 등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실제 베트남에 이미 들어섰거나 신축 중인 외국계 병원과 학교 등 공공시설 가운데 상당수가 한국업체들과 기관들이 지원한 시설이다.
한류 열풍 속에 민관이 가꾼 한국의 이미지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효과를 안겨줬다.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는 한국기업들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다. 일부 외국기업들이 문을 닫고 철수하는 상황에서 한국업체들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는 이유다.
한국 토종의 산업발전 시스템 역시 베트남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다.
산업인력공단은 `한국 근대화의 역군' 기술인력을 길러낸 국가기술자격검정제도를 베트남에 전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한국이 걸어온 산업화 과정을 벤치마킹하는 작업에 나서기로 하고 국가기술자격 검정제도 구축작업에 공단의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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